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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n banc de poisson dans l'ocean(2022)

현대음악에서는 “새로운 음향”를 추구하려는 경향성을 보이는데, 문제는 소리 자체의 감각성이나 신체성을 고려한다기 보다는 "새롭다"라는 개념을 통해 소리의 감각성을 정당화하는 측면이 강하다. 즉 실제의 감각성보다는 개념이 우선시 되는 것을 볼 때가 많다.

현대에 필요한 것, 결핍된 것이 생명력이라고 보았기에 단지 감각적으로, 그리고 20세기 전통의 답습으로서 새로운 소리를 탐색하는 것보다는, "소리를 통해 어떻게 생명력을 일깨울 수 있는가"에 관심을 두고, 풍부한 감각성과 공간감의 차원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였다.

이전 작품들에서도 빛이나 물, 춤과 같은, 상징이면서도 실제적으로 감각될 수 있는 구체적 측면이 있는 소재들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한 작품들이 많은데,

이와 같은 대상물들의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이들이 극대화 되어 통해 물화된 공간으로 나타날때, 이들은 현실 속 일상의 공간을 밀어내고 현실 속 공간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경험케 하기 때문이다.

작품의 제목 <심해를 유영하는 물고기무리>, 그리고 작품 시작에서의 반복되는 베이스의 움직임, 그 위에 놓인 화음의 배경은 사람들을 다양한 상상 속 장면의 공간으로 인도한다. 다만 이 작품은 단순히 음악적 장면의 묘사를 위한 음악이 아니라, 생명력으로 가득찬 시간의 체험이 되도록, 마치 물 속을 유영할 때에 피부로 느껴지는 물결의 감각처럼, 유동하는 음향의 결이 느껴지도록 음형과 음향적 측면에 대해 고려하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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